리오넬 메시와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계약 해지 쟁점은 계약서에 명시된 6월 10일이란 날짜다. 정황상 메시가 이적료 없이 자유의 몸이 돼 팀을 떠나긴 어려워 보인다.
메시는 현지 시간으로 26일 브로팩스(스페인 내용증명 우편)으로 구단에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구단도 이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바르사는 순순히 그의 이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2017년 메시는 구단과 4년 재계약하면서 바이아웃과 매년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그 데드라인이 6월 10일이다. 여기까지는 양측 모두 인정하는 ‘팩트’다. 현재 양측의 대립 내용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즌 종료 시점의 해석 차이다. 바르사는 계약서에 6월 10일이라는 기한이 명시돼 있는 걸 강조한다.
메시 측은 “6월 10일은 시즌 종료 후 열흘 이내를 상징하는 날짜다. 코로나로 19로 시즌이 미뤄진 만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8월 24일)으로부터 열흘 뒤(9월 3일)가 새로운 데드라인이다”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 사이 라리가 사무국이 끼어들었다. 그들은 바르사의 편을 들었다. 사무국은 30일 공식 성명을 통해 “바르사와 메시의 계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 메시의 바이아웃은 유효하다. 계약에 따른 금액이 지급되지 않으면 사무국은 이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라리가는 2018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잃었다. 리그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메시까지 떠나보내는 것엔 부담을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른다.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사의 엘 클라시코의 열기도 예전 같지 않다. 라리가 사무국이 강제성이 없는걸 알고 있는 성명서를 내 바르사의 손을 들어준 건 그런 이유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연맹이 선수의 이적을 막을 권한은 없다. 해외 구단에 입단하기 위해서 국제이적동의서(이하 ITC)를 발급하는 주체는 축구협회다. 맨체스터시티 이적 가능성이 높은 메시의 사례로 설명하면 스페인축구협회에서 잉글랜드축구협회로 ITC를 발급하는 순서다. 그래서 라리가 사무국의 행동은 노골적으로 메시의 이적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만 33세의 메시에게 7억 유로(약 9,874억 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는 2021년 6월이면 바르사와 계약이 끝난다. 10개월이 지나면 이적료 한푼 들이지 않고 메시를 데려올 수 있다.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면 결국 이 사안은 국제축구연맹(FIFA) 조정위원회나 국제스포츠재판소(CAS)를 거치며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복수 법무인들은 이 논쟁에 대해 메시보다 구단의 주장이 맞다는 의견이 많다.
익명을 요청한 법무인은 “이 문제의 유권해석은 결국 6월 10일이라는 날짜가 될 거다. 스페인 민법이 어떨지는 잘 모르지만, 한국 기준으로 프로선수 계약은 우리나라 계약 우리 민사법 따른 원칙에 따른다. 첫 번째는 써 있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내용이) 불명확하게 적혀 있다면 당사자의 계약서 상에 있는 당사자의 내심을 추적한다. 코로나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메시 측이 ‘6월 10일이라는 날짜를 바꾸자’고 사전에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천우석 변호사(인석법률사무소, 후에고) 역시 “하지만 6월 10일 계약해지권을 발동시키고 싶었으면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8월 이후 시즌이 종료가 됐으니 계약 날짜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선제적인 조치를 했어야 한다. 그런 게 없었고, 챔피언스리그에서 대패한 이후 결단을 내린 듯하다. 만약 바르사가 챔피언스리그를 잘 치렀으면 이런 요구를 안 했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메시는 나가면 나갈 선수고 바르사는 라리가 존속을 위해서 필요한 구단이니 라리가와 스페인축구협회 측은 구단의 편을 들어줄 수 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메시와 바르사의 싸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단이 메시의 바이아웃을 고수하고, 선수는 팀을 떠나고 싶은 의사가 명확하다. 유럽 복수 언론이 전망하듯 CAS의 조정 이후 합리적인 이적료를 남기고 떠나는 것이 유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메시와 바르사에 커다란 상처가 남을 수 있다. 천 번호사는 “결국은 계약서에 쓰여 있는 게 우선이다. 다툼의 여지는 있다. 결국 CAS에서 조정한다던가 법적인 다툼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유럽 사례를 보면 조정을 통해 이적료에서 몇%로 조정하는 방안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 메시의 요구대로 그냥 계약 해지는 불가능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영국 언론 ‘미러’는 “바르사와 맨시티가 메시를 두고 2억 5000만 파운드(약 3951억 원)에 협상 중이다”고 보도했다.